나는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다가 좋은 구절이 있다 싶으면 무조건 다 기억에 남겨야만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 아주 피곤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 많은걸 다 기억하는게 불가능하단 것을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우리 모두 알고 있다.(거기다 나는 기억력이 그렇게 좋지 못하다.)

그래서 기록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일기장이었다. 종이에다 펜으로 내가 좋아하는 문장을 하나하나 다 적었다.

이것이 변화하게 되는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1. 성인이 되면서 글씨 쓰는 빈도가 현저하게 줄었다. 그 결과 한문장이 넘어가는 글은 내 손목에 무리가 되는 일이 되고 말았다. (귀찮음도 한몫함)

2. 감성이 나날이 버석버석 메말라가고 있기 때문에(감성의 이해도가 줄어들고있기 때문에) 이전에는 별다른 특별함을 느끼지 못하고 넘어갔을 법한 대사가 자꾸 내 옷자락을 잡는다. '나를 어디에다 적어놓지 않으면 분명 나중에 기억 안나서 후회하고 말걸요!' 그래서 적어야 할 것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0과 1로 만들어진 디지털 세상으로 저장소를 옮겼다.

얼마전까지는 한글 파일로 저장했다. 파일 제목은 책 이름. 필요한 부분을 찾기도 수월했고 편했다. 인터넷에 올릴때도 복붙 한번이면 끝! 양팔 사이에다 책 놔두고 타이핑하는 작업은 굉장히 성가시긴 했지만 이런저런 편의성을 생각하면 나름 감수할만 했다.


그런데 이래저래 여차저차 노트북을 초기화하게 되었다. 그 결과 한글 프로그램이 내 컴퓨터에서 영영 사라지고 말았다. 이전에 세이브해놓은 파일들도 이젠 내 컴퓨터에서 열어볼 수 없게 되었다. 물론 한글을 다시 설치해서 보면 된다. 하지만 나는 '응용프로그램의 부재'라는 문제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판단하여 다른 방법을 찾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온라인 업로드이다. 


아직까진 좋다. 이미지도 같이 첨부되고 배경음악도 깔 수 있고 참 마음에 든다.

불편한 점 하나를 꼽자면 한글처럼 오타수정이 안된다는 것? 글 올리고 나서 한번 쓱 다시 읽어보면 오타가 꼭 하나씩은 눈에 밟히는데 뭐 어떻겠나 나만 보는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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