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반제 시리즈의 대단한 팬은 아니다.

내가 초등학교에 들어간 딱 그때즈음 롤링여사의 마법학교 이야기가 전세계 초딩(과 어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러한 도서열풍은 곧 영화화로 이어졌는데, 이 해리포-타 영화가 줄줄이 개봉할 때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묵직하게 트리올로지 개봉에 성공했다. 바야흐로 한국 극장가가 이국적 판타지 영화(그것도 엄청나게 큰 규모)에 점령당했던 시절이었다.


다시 내가 '반지'시리즈의 대단한 팬이 아니라는 얘기로 돌아가보면, 말하자면 그런거다. 반지시리즈는 책으로 읽어본 적도 없었고 내용도 내 취향이 아니었다. 뭐 지금도 엄-청 취향인 것은 아니지만서도... 롤링여사가 (2000년대 기준으로) 엄청난 스타작가였다는 것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녀가 자수성가형 신화를 가졌다면 톨킨은 그에 대적하고도 남을 정통성과 뿌리(및 두껍고 딥한 덕후들)가 있지 않은가? 여하튼 이러한 판타지부흥기에 나는 톨킨 작품을 접할 생각도 없었으며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불과 몇년 전 반지시리즈에 입덕할 수 있을 법한 발판이 다시한번 내 앞에 던져졌다. 전공수업에서 톨킨을 공부하게 된 것이다. 미리 밝히자면 나는 전공수업을 대체적으로 흥미롭게 들었기 때문에 강의에서 어떤 작품에 대해 한번 다루고 나면 관심을 가졌고, 뒷조사도 틈틈히 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 호빗이야기는 달랐다. 친구들과 '빌보 배긴스'가 들어간 말로 낄낄대며 농담을 해도 시험범위 이외의 내용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쯤에서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그런 생각을 완전히 고쳐먹게 되었다. 나는 반지의 제왕때문에 현생을 포기했다'같은 내용으로 흘러갈 법도 하지만 애석하게도 나는 여전히 이 작품에 그렇게 큰 관심이 없다. 하나 변한게 있다면 앞으로 쭉 관심없을 것이다가 아니라 '아직은' 관심이 없는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된것이다.


여기에는 피터잭슨 감독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큰 영향을 끼쳤다.

이 시리즈의 단점은 존나게 긴 러닝타임이다. 그렇다고 영화에서 불필요한 장면이 있느냐? 아니요. 그냥 제 집중력이 쌀알만한겁니다요...



나는 이런 사람이다.▼

- 나는 반지의 제왕 이야기가 그닥 흥미롭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만 보고 좋아하기에는 세계관이 너무 깊고 심오하지 않은가?

- 무엇보다 이런 정식 판타지는 정말이지 내 취향이 아니다... 다른사람 취향을 후려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깊게 파지 않는 장르라는 거다

- 내 집중력은 손톱만하기 때문에 러닝타임이 2시간을 넘기면 너무나 힘들다. 주관 정리하기도 힘들고 감독이 뭘 말하고 싶었는지를 생각하는 것도 너무 혼란스럽다



그런데 내가 오만 판타지스러운 요소를 죄다 때려박은, 장장 3시간을 훌쩍 넘기는 영화 한편을 보고나서 

'와 진짜 잘만들었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이 영화가

졸라

멋진

영화라는 

의 증명아니겠는가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오랫만에 반지원정대를 다시 봤기 때문임

케이트 넘나 예쁩니다.. 사댱해 광광




'찌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순한 베니  (0) 2016.07.13
킥애스 봄  (0) 2016.07.08
영화화된 마블시리즈  (0) 2016.07.08
호빗과 반지의 제왕  (0) 2016.07.03
시태오와 말콤 맥도웰  (0) 2016.06.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