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이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솔직히말하면 버릇없고 꽥꽥대는 아이를 보면 '싫다'는 생각이 가장먼저 떠오른다.
(아기들은 좋아한다. 아이들은 정말 싫다 아마 유치원선생님이나 초등학교선생님이 됐더라면 진작에 이직했을거야 후)
(그리고 나는 '동물좋아하니까 애들도좋아하겠네' 같은 말이 존나싯타 진짜)

이 영화는 초중반부까지(케빈의 유년시절) 내가 싫어하는 애새끼의 군상이 잘~드러나있어서 정말 답답했다. 거기다 에바가 젊은 시절 여행하며 자유로이 삶을 즐기던 모습은 내가 동경하는 삶의 모습이기도했는데, 원하지않는 애가 생겨버려선 새장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무표정으로 살아가는걸보고있으니까... 참...  되게 기분이 그렇더라. 세상은 기형적수준으로 모성애를 강요하지만 사실은 본인의 삶이 더 중요한거아닌가. 어쩜 저런선택을 한걸까. 왜? (에바가 임신소식을 듣고, 산모시설에 가고, 아이를 낳고, 병원에 데려가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나는 이 아이를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다'라는게 강하게 느껴져서 이 의문은 점점 더 커졌다)


그런데 에바랑 케빈이 영화시작하고나서 처음으로 다정한사이가 되는 장면이 있다. 에바가 로빈훗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인데, 아빠가 방에 들어오니까 케빈이 차갑게 나가라고 하는 장면이다. 이씬은 생각하면 할수록... 케빈을 이해하게 만드는 씬인것같다. 인성을 이분법한다는건 적절치않을수도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여기서 이렇게 느꼈다. 케빈이 평소에 에바에게하는 행동이 본성이고, 프랭클린앞에서 착한아이가 되는게 (엄마에게 패배감을 주고 아빠에게 사랑을 받기위한) 영악한 연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장면을 보고나니까 평소에 에바에게 하는 행동도 (사랑받기위한) 연기이고 에바품에 안겨있음으로서 더이상 프랭클린에게 착한아이인척을 할필요가 없다고 판단한것만같았다. 쉽게말해서 케빈이 사실은 에바의 사랑과 관심을 바랬었지않을까 하는... 뭐 이런생각이 머릿속을 맴돌긴하는데 이렇게 이해하는건 내겐 정말 피곤한일이다

아무튼 '원치않는 아이'에 대한 혐오감으로 으 하고 몸서리치고 지나갈영화였을수도있는데 동화책장면이랑 끝장면때문에 자꾸 생각이 맴돈다.

하지만 평생을 '시집가서 애 두명은 낳아야지'식의 규칙을 강요받으며 살아온 최근의 나는 이 사회가 출산율이나 모성애 운운하며 여성에게 가하는 폭력에 매우 예민해져있기때문에 케빈을 완전히 이해하고싶지도않고 그럴여유도없다.


나중에 보면 느낌이 다르겠지?
어쨌든 지금은 이런생각만든다. '다시 보고싶지는 않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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